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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한국어를 쓰고 싶다면, 끊임없는 한국어 공부 [나의 한국어 바로쓰기 노트] -126/1000 본문
한국어 공부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가 추천받아서 읽게 된 책. 나는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쉬운 부분에서도 어려운 부분에서도, 어떤 면에서는 '그런데 이렇게까지 엄격하게 한국어 문법을 지켜야 할까?' 하고 안일한 생각을 잠시잠시 했는데,
저자가 "작가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독자에게는 완전하고 좋은 문장을 읽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모두가 지키게 되어있는 문법을 지나치게 벗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한 말에 매우 공감해서 그다음에는 정말 열심히 꾸역꾸역 읽었다.
책은 크게 (1) 조사, (2) 어미, (3) 호응, (4) 생략, (5) 축약, (6) 높임말, (7) 시제로 나뉘어있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도움이 된 건 앞의 3개 챕터이려나. 조사, 어미, 호응 부분은 양도 방대하고 예시나 연습문제도 많아서, 한번 더 생각해보고 문장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문장도 글도 습관이라 바로바로 고쳐지고 새로 배운 지식을 듬뿍 넣어서 세련되게 만들 수는 없지만,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거겠지. 한국어는 정말, 배우면 배울수록 너무 어렵다. 모국어인데도 너무나 어렵다. (새삼 한국어 잘하는 외국인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함)
이 책은 2002년쯤 출간된 책이라 벌써 10년이 지났는데, 그렇다보니 아무래도 이제는 쓰지 않는 표현이나 너무 예스러운 예시도 간혹 보였다. 10년 만에 한국어가 이렇게나 변했다니, 나도 한국에 살면서 느끼는 거지만 한국은 정말 뭐든 너무 빠르다. 언어의 변화마저... 한자어가 섞인 문장들이 있는 예시는 아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전혀 못 읽지 않을까 한다. 나도 일본어를 하지 않는다면 못 읽었을 한자들...(일본어 배운 게 이렇게 쓰이는구나 ㅋㅋ) 개정한다면 예시들이 좀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건 한국어랑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그 10년 사이에 문화, 인식의 수준도 많이 바뀌어서 그런지 저자의 일부 예시는 더이상 시대에 맞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쓴다면 예쁜 여자가 원피스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거나 마찬가지다, 옷은 예쁘게 차려입고 전혀 화장을 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등... 요즘은 다 원피스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화장은 안 해도 된답니다.) 이런 건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상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고 10년 만에 바뀐 인식이 놀랍기도 하고 그렇지만 10년 전에도 빻은 표현은 여전히 빻은 표현이었을 텐데, 하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글을 쓸 때는 꼭 자신의 표현과 예시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았는지, 십 년 후에 봤을 때는 시대에 뒤쳐지지는 않을지 걱정하면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생략이나 축약 파트에 가서는 저자가 엄연히 따지고 보면 틀린것이라고 하는 문장들이 내 눈엔 괜찮아 보여서 (나도 너무 익숙해져 버렸나 봄) 너무 깐깐하게 문법을 따지고 드는 게 아닌가?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저자가 말했듯이 독자는 깔끔하고 잘 쓰인 글을 읽을 권리가 있고 기왕 쓰는 거면 깔끔한 문장을 쓰는 게 좋은 것이다.
읽고 나서 절반은 까먹은 것 같지만...
책을 사버렸으니 여기저기 마킹도 해두고 앞으로도 모르는게 있을 때 꾸준히 들춰볼 예정.
한국어를 세세하게 뜯어보고 공부해야 할 때 읽어보면 정말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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