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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스해지는 호텔 숙박객들의 소소한 이야기 [그 겨울의 일주일] - 112/100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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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스해지는 호텔 숙박객들의 소소한 이야기 [그 겨울의 일주일] - 112/1000

INCH_ 2021. 12. 28. 14:21

여행을 즐기는 당신에게.
단지 화려한 장소들을 보고 화려한 음식들을 먹는 여행이 아닌, 소박하지만 현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따스한 현지식 숙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적당히 친해지고 마을 사람들과 인사하고 고즈넉하고 사람도 많이 없는 장소들을 아스랑 아스랑 걸어 다니며 추운 아일랜드의 바다를 구경하고 다시 따스한 호텔에 돌아와 저녁을 먹는 것을 최고의 여행으로 치는 당신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아, 언젠가 나도 꼭 이런 장소로 여행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호텔에 머무는 저마다의 사정을 가진 다른 투숙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친해져 보고 싶다, 호텔의 지배인과 관리인이 푸근한 인상에 따스하게 맞아주는 치키 아주머니였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줄곧 아일랜드 스토니브리지의 어느 언덕에 서있을 투박한 모습의 스톤하우스 호텔을 직접 가본 것처럼 그려낼 수 있었다.  정원에는 까맣고 하얀 작은 고양이가 뛰어놀고, 따스한 벽난로 옆 다이닝 룸에 모두 모여 앉으면 투박하지만 예쁘고 정갈하게 차려둔 식탁에 맛있는 음식이 한가득 나오는 저녁. 근처 작은 오두막에 사는 지배인과 그 댁의 쌍둥이 아기.

동화같이 예쁘고 오밀조밀한 아일랜드의 펍과, 순박해보이는 동네 사람들, 딱히 크게 구경할 건 없지만 풍경이 아름답고 관광객으로 붐비지 않아 한가하고 한산하며 여유로운, 들풀이 가득하고 농경적인 조그마한 마을.

소설은 옴니버스식으로, 그 자리에 있던 다양한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돌아가며 해준다. 마치 그 사람을 잘 알고 있는 동네 사람이 사실은 그 애가 말이야, 하고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친근하고, 어디엔가 있을 법하며 인간적이고 다채롭다. 개개인의 개별적인, 전혀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스토리가 스톤하우스라는 큰 주제로 연결된다. 어떻게 치키가 스톤하우스를 만들게 되었는지, 어떻게 리기가 스톤하우스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헨리와 니콜라가 스톤하우스에 오게 되었는지, 어떻게 존이 영화를 찍지 않고 아일랜드로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들이 한 빈티지 호텔에 모여 저녁을 먹게 되었는지.

호텔 오픈 첫 주에 저마다의 사정으로 이 조그만 아일랜드 구석마을에 모이게 된,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의 저마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 또한 스톤하우스의 손님 중 한 명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 작가도 그것을 의도한 것 같다. 목차의 마지막에는 그리고 다음은 당신!이라고 적혀있었으니까.

작가가 내 이야기까지 적어주었다면 뭐라고 적었을까? 머나먼 아시아의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온 그녀는 막 회사를 그만두고 어딘가 특별한 곳, 남들이 가지 않는 곳을 찾아보다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 스토니브리지에 있는 새로 오픈한 작은 호텔을 찾아냈던 것이다! 그녀는 이전에는 잉글랜드에만 가본 적이 있다며 언제나 아일랜드에 와보고 싶었다고 했고, 치키가 유산지에 싸준 점심을 받아 신나게 마을을 산책하고 동네 펍에 가서 큰 사이즈의 맥주를 마시고 아일랜드의 음악을 즐기며 정확히 자신이 원하는 여행이었다고 흡족해했다! 뭐 이렇게 적어주지 않을까?

정말 책 제목처럼 어느 겨울날 읽기 좋은 따스하고 인간적인 책이었다. 너무 감정적이지 않고 담담하면서도 작가가 사람들을 사랑하는 시선으로 담아낸 따뜻한 책이라는 점이 느껴졌다. 아일랜드 어딘가에는 정말로 치키나 올라나 위니, 프리다가 살아있고, 안데르스는 스웨덴으로 돌아가 에리카에게 청혼을 했을 것 같으며, 지금도 그들 모두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것만 같다.

 책을 읽고난 이후에는 작은 지방의 어느 따스하고 가정적인 호텔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구가 물씬 밀려오는 것이다. 빨리 코로나가 끝나면, 언젠가 아일랜드에 가서, 저런 따스하고 작은 호텔을 찾아내리라... 아일랜드 가정식을 제공하고 점심 도시락을 싸주는, 동네 펍에 가서 한 잔 하며 아일랜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그런 호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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