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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에 홀린듯 읽어... 하루사리 [체인드] - 103/100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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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에 홀린듯 읽어... 하루사리 [체인드] - 103/1000

INCH_ 2021. 8. 12. 01:00

딱히 이런 류의 장르소설을 막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건 아닌데, 한번 손이 간 책은 끝까지 읽는 습관이 있기도 하고 장르 소설도 편식 없이 두루두루 읽어보고 싶어서 추천을 받아 리디북스에서 구매한 책. 리디북스 책들은 할인할 때 평을 보고 한 번씩 후루룩 사는 편인데 아직 안 읽은 책도 많고, 여러 번 읽은 책도 있고, 뭐 그렇다. 체인드는 다시 읽으래도 읽어볼 만한 책.

19금인만큼 정말 야한데 (나는 야한 글 길게 길게 몇 페이지씩 풀어져 있는 거 별로 안 좋아함 ㅠㅠ 몇 줄 읽다가 넘기는 편...) bl 소설답게 아무래도 야한 씬들이 좀 지겨울 정도로 너무 많이 나와서, 거기다 한번 하..^^..면 도대체 몇 번을 하는.. 그 이야기가 구구절절 나오는지 아니 얘들은 잠도 안 자고 이것만 하나..^^.. 이 정도로 많이 하면 달아올랐던 것도 다 식고 아프기만 하겠다... 싶을 정도였지만 어쨌거나 구구절절한 떡신을 제외하고 보면

일단 소설의 스토리가 전반적으로 탄탄하고, 섬세한 문장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사람들이 심심풀이로 보는 장르소설이기 아까울 만큼(장르소설을 무시하는 말은 아니다), 장면 장면이나 풍경을 묘사하며 스쳐 지나가는 문장들은 예쁘고 사랑스러웠으며 사용된 단어나 문장에서 작가의 엄청난 필력이 느껴졌다. 용으로 변할 수 있는 기사나 신분을 숨기고 성격이 나쁜 고위 마법사 같은, 일견 뻔한 설정의 캐릭터를 살려내는 것은 작가가 그만큼 탄탄하게 숨을 불어넣어 주어서일 것이다. 소설 속 여러 색의 표현이나 감각의 묘사가 매우 뛰어나, 읽다 보면 흑백의 소설이 색을 입힌 듯 반짝이기도 했고 마치 내가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하는 듯 생동감 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최근 웹소설 트렌드는 카카오페이지나 네이버 등에서 초등학생, 중학생들도 읽기 쉽도록, 글 싫어하는 사람들이 휙휙 넘겨 읽어도 내용이 이해되도록, 최대한 문장은 짧게, 불필요한 수식어는 빼고, 미사여구도 빼고, 스토리만 간결하게 묘사하는 형식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 엄청나게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bl판 소설들이 조금 다른 점은, 아직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들이 각광받고 있고 문장이 아름다운 소설의 가치를 독자들도 알아주고 있다는 점이려나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느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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