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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디스토피아의 끝, 소설 [1984] 본문
75/1000 - 우울한 디스토피아의 끝, 1984
영화는 봐야하는 때가 있고...
책은 읽어야 하는 때가 있다.
이 영화 개봉했으니 봐야지 하다 놓치면 결국 담에, 또 담에 하고 미루다 못보게 되는 경우가 수두룩 한 것처럼 책도.... 그런 점에서 1984는 내가 고등학교때는 읽어봤어야 하는 책이었을텐데 서른 넘어서야 읽는 것이다 ㅋㅋㅋㅋ 옛날에 읽어봐서 기억이 잘 안나 다시 읽는 척 하면서. 사실은 옛날에 안읽어봄.
1949년에 1984년을 가정하여 쓴 공상미래소설을 2020년에 읽는 기분은 묘했으나, 결국 본질은 같다. 1984년은 지났지만, 1984같은 사태는 앞으로도 얼마든 벌어질 수 있는, 미래를 알 수 없는 성질의 사건이니까. 사실 제목은 2084가 될 수도, 2184가 되어도 어색할지 않을 것이다. 여튼 그렇게 나는 내가 태어나기 전의 과거를 미래로 그린 소설을 늦게서야 읽어보게 되었는데
현재의 상황과도 맞아들어가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고,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이 얼마든지 있을 것 같아 소름돋았다.
빅 브라더가 잘못된 정보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수치를 줄이거나 늘려 말을 교묘하게 바꾸고, 있던 사실을 없애고 없던 사실을 만들어내는 것. 우리 근처의 어느 나라를 바로 생각나게 만드는데...
지금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수천명이 죽어가고 있다고 하는데, 중국에서 발표한 사망자 수는 3자리....
정작 중국에서 폭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병원에 시체가 즐비하다고 하는데, 그런 말은 놀랍게도 어디선가 묻혀버리고, 중국 의료진이 이 사태를 잘 컨트롤 하고 있다는 뉴스만 뜨고 있고, 다들 뭔가 이상하다, 진실이 따로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못밝히니까.
이렇게 인터넷이 활발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고, 동영상이니 뭐니 올릴수도 있는, 완전하게 자유롭고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시대조차도 데이터는 조작될 수 있는데, 서로의 의견을 끊고, 서로에게 불신을 심고, 모두가 모두를 감시하는 체제에서 모든 것이 컨트롤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가 속해있는 빅브라더의 체제를 의심하는 1984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 그는 빅브라더 밑에서 일하는 평범한 당 공무원이지만, 사회체제에 몰래 의심을 품게 되고, 몰래 조금이라도 자아를 찾아가려는 윈스턴에게 어떤 여자가 나타난다. 그와 그녀는 몰래 만나가며 사랑을 꽃피우고 사회에 반항하려고 하고, 이는 어느정도의 성과를 내는 것 같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그들은 들키게되고, 조금이라도 성공할 뻔 한 적도 없으며, 어마어마한 고문을 받고 죽지 못하는 상태로 살아가게 되고, 윈스턴은 모든것을 포기한다. 소설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2+2=5, 2+2가 4라는 사실을 알아도, 그 사실을 계속해서 지워가고 5라는 사실을 주입해야 하는 것이다.
터무니없이 들리지만 사실 우리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닌가.
진실을 알아도 어영부영 아니라고 하는걸 보면서 넘어가는 부당한 일은 얼마나 많은가. 저 사람이 죄가 있는걸 알면서도 눈가리고 아웅하며 죄가 없다고 하는 경우나, 죄가 없는데도 결국 죄가 만들어지거나 하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1984에 살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매우, 매우 우울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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