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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끄적

[후기] 인터넷에서 유명한 72시간 단식 저도 해봤어요!

INCH_ 2021. 11. 23. 16:19

다이어터들 사이에서는 유명하다는 72시간 단식을 나도 해봐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내가 72시간 단식을 해보기로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원래 막 엄청 폭식하거나 많이 먹는 체질은 아닌데, 여기서 나름 먹을 것을 더 줄여봤는데도 체중변화가 거의 없음. 몸에서는 원래 먹던 거나 조금 더 바꿔서 토마토랑 두부를 적게 먹거나 대충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듯했음. 그냥 당장 굶어서 살 빼자! 이게 아니고, 몸의 체질을 바꾸고 싶었음. 

-> 72시간 단식에 대해 검색해보면 몸의 면역반응이 좋아진다, 피부가 맑아진다 등의 부수적인 이득이 많았음. 폰도 컴도 2-3년 쓰면 리셋하는데... 기왕 하면서 몸도 한번 좋은 상태로 리셋하고 싶은 기분

일단 내 스펙을 적어보면 나는 키 158에 약 52~53키로를 왔다 갔다 하는 그냥 일반 체중이었고, 약간 마른 체중으로 가고 싶어서 48kg를 목표로 운동과 식이를 시작했음.

전식

제대로 된 72시간 단식에는 일단 전식이 중요하다고 함. 가끔 보면 어느 날 폭식하고 나서 그다음에 좌절해서 바로 그날부터 단식 돌입~! 이런 글이 종종 보이던데 사실 그렇게 해서 단식 효과도 없고 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전식 단계가 필수!!!! 기왕 굶는 건데 최대한 굶은 보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전식 하자! 폭식 후에 충동적으로 단식 돌입하지 말자.

나는 2~3일 정도 밥의 양과 탄수화물 양을 줄이고 저녁식사를 최대한 줄이면서 전식을 했고 근력운동, 유산소 운동을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했음. 전식 단계에서 약간 빠져서 51.7~52키로 사이의 체중이 나왔음.

단식

단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72시간의 기록을 간단히 남겨본다.
단식 중에는 5000~10000보는 매일 걷기로 결심했음.

<1일째>51.7KG
1일째는 사실 거의 아무렇지 않았다. 배고플 때마다 물을 마셨다.

19시간째 - 가볍게 공원에 산책도 갔다 오고, 가벼운 근력운동도 하고 할 건 다 했다. 
22시간째 - 단식 시작한 지 하루가 다 되어가자 슬슬 배고픔이 막 밀려왔고 유튜브에서 먹방 콘텐츠를 봤는데 ㅋㅋㅋ 안 좋은 선택 같다. 배가 더 고파지기만 할 뿐... 먹는 거 말고 다른 콘텐츠를 보도록 하자. 어떤 분들은 단식 끝나면 먹을 거 리스트 만들어놓던데 다이어트에는 다 의미 없는 짓이다. 단식 끝나고 폭식하면 아무 의미 없음.
23시간째 - 배고파서 그냥 빨리 자기로 함. 

<2일째> 50.85KG
2일째에 고비가 찾아왔다. 나는 문제 될 정도의 저혈압은 아니고 병원에서 저혈압이 약간 있으시네요~ 하는 정도의 저혈압인데 고작 하루 굶었다고 너무 어지럽고 힘들었다. 2일째가 솔직히 제일 힘들었다. 3일째는 오히려 괜찮았다.

36시간째 - 전날 밤 정말 빨리 잠들었는데도 굉장히 늦게 일어났다. 사실 빨리 자서 그런지 아침 6시쯤 깼는데 너무 몸에 힘이 없어서 기어들어가 더 잤다. 그 이후로 낮에도 틈틈이 잤다. 뇌가 이 새끼 식량이 없는 것 같은데 걍 슬립모드로 바꾸죠 라고 결정한 것 같았음
38시간째 - 어지러워서 천천히 일어나고 뭔가 짚고 다녀야 했다. 도저히 몸에 기운이 안 나고 어지러워서 이러다 쓰러질 거 같아 소금 두 꼬집 정도를 입에 털어 넣었고 설탕도 아주 작게 1/4스푼 정도 입에 털어 넣고 탄산수를 200ml 마셨다. 설탕보다도 꿀물이 낫다는 것은 나중에 읽었음 ㅠㅠ 일단 너무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려서 내가 사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음. 설탕을 쪼끔이라도 털어 넣고 나니 반짝 기운이 났다. 계속 목이 말라서 물을 엄청 마셨다.
39시간째 - 또 낮잠 잠 ㅋㅋㅋㅋ 몸이 까라지고 너무 기운이 없고 머리가 아프다. 밥 1.5일 안 먹었다고 좀 너무한 거 아님???? 비축해 둔 지방 다 어쩌고 아프대... 특이한 점은 몸에서 계속 열이 홧홧하게 남. 가만히 있으면 으슬으슬 춥고, 움직이면 조금만 움직여도 몸에서 막 땀이 나면서 화끈화끈 달아올랐음. 하루하고도 절반 이상 밥을 안 먹자 몸이 비상체제로 바뀌며 생기는 현상 같았음. 검색해보니 단식 중에 나랑 비슷한 반응인 사람이 제법 있었다. 키토 플루(몸의 체질이 지방 소비로 바뀌면서 바뀌는 현상)이라고도 하고 명현현상(몸이 아프다가 좋아지기 전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이라고도 하는 것 같았음.
43시간째 - 이건 아니다 싶어서 꿀 작게 반 스푼 정도를 먹고 반짝 기운 난 틈을 타 저녁 운동을 나갔다. 막 격한 운동은 못하겠고 빠른 걸음+느린 걸음 섞어가며 공원을 한 시간 정도 돌았음.  근데 신기하게도 어지럽던 게 많이 사라지고 굉장히 상쾌해졌고 몸이 가볍게 느껴졌음. 
45시간째 - 오전에 쟀을 때 몸무게 51.4 정도였는데 밤에는 50.85 나왔음. 약간의 미열이 있었다(엄마가 그냥 코로나 아니냐고 ㅋㅋㅋ) 계속 으슬으슬 추움 ㅠㅠ

<3일째> 49.5kg
정말 신기하게도 열이 내리고 몸이 가벼워졌다. 두통도 사라졌고 확 움직이지 않으면 많이 어지럽지도 않았다. 배가 고파서 힘이 좀 없는 거 빼면 어제보다는 훨씬 좋은 컨디션이었다. 어제의 키토 플루는 끝났나 보다! 2일째에 아프신 분들 있으면 하루만 더 버텨보세요

저녁에는 약 9000보 정도 걸었다. 몸에 힘이 없긴 해서 중간중간 쉬기도 했고, 빠른 걸음/느린 걸음 번갈아가며 걸었다. 
이날은 컨디션이 제법 괜찮아서 시간별로 디테일한 기록은 없는데, 물에다 소금만 몇 꼬집 먹은 거 말고는 멀쩡하게 3일 차 단식 끝냄!!

문제는 단식 끝난 시간이ㅋㅋㅋㅋ 밤 12시 ㅋㅋㅋㅋㅋ 뭘 먹을 수가 없어서 방토 작은 거 5개 정도만 꼭꼭 씹어먹고 잤다...
단식 끝나는 시간을 뭘 먹을 수 있도록 잘 계산해서 시작하자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그 방토 쪼끔 먹은 거만 빼면 72시간 단식이 아니고 80시간 단식에 가까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끼약 단식 끝!!!!

 

보식

그렇게 72시간 3일 단식을 끝냈는데 막상 끝내고 나면 되게 허무하다 더 많이 빠졌으면 했는데 고작 2kg? 하는 마음도 있고 72시간이나 굶었는데 뭐 이 정도뿐이야? 이런 것도 있고 스스로 잘한 거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고...!! 근데 보식이 더더더 중요하다는 점 마음에 품고 가야 한다. 전식도 그랬듯 보식 기간에 신나게 먹을 거 다 먹고 다시 영양공급해주면 그냥 3일 굶고 다시 살찐 사람 될 뿐.. 아무런 변화도 안 생김 솔직히 그럴 거면 뭐하러 힘들게 굶음...?

단식이 좋은 점은 굶은 게 아까워서... 열심히 운동하고 보식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내가 이렇게 굶기까지 했는데ㅠㅠㅠ 어떻게 굶었는데 이 체중 유지하고 말 거야 ㅠㅠㅠ 이런 마음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보식을 진짜 열심히 했다. 3일 단식 3배로 해야 된다고 하길래 처음에는 9일 잡고 했었고, 갈수록 초반에 비해서 태만해지긴 했지만 길게 2-3주 정도 열심히 보식 단계를 거쳤다. 보식을 빡세게 하면 보식 단계에서 살이 더 빠진다. 나는 47키로까지 빠졌었다. 다들 보식을 우습게 보지 마세요 

사흘 굶고 나니까 배가 너무 작아져서 뭐 조금만 먹어도 배가 너무 불러서 많이 먹을 수도 없었고, 많이 먹어서도 안됐다. 어떻게 살 뺐는데~~~!!! 진짜 절대 폭식하지 말자. 보식 첫 3일 동안은 진짜 정석적인... 72시간 단식 치면 나오는 보식 메뉴들 먹었음.

사골국물 (작은 그릇에 덜어서 조금만 먹기), 포도나 방토같은거 몇 알씩, 오트밀, 두유, 요거트, 삶은 양배추, 사과 1-2조각 같은 유동식으로 시작했고 유산균 계속 먹어줬다.(밥을 적게 먹으니 💩이 힘들어져서ㅠ) 

4-5일 지나고 나서 배가 좀 적응하고 나서는 두부를 적극 도입해서 먹었다.  매끼 쬐끔 먹는데 매번 만들어먹기 힘들어서 진짜 왕창 마녀수프처럼 만들어서 다량으로 냉장고 넣어놓고 한팩씩 데워먹었다.

 

아래 영상을 참고해서 훨씬 더 많은 양을 한꺼번에 만들어놓고 토마토 계란 두부뿐이 아니라 토마토소스 왕창, 치즈 왕창, 두부에 오트밀도 왕창, 각종 채소 왕창 썰어서 프라이팬 듬뿍 만들어두고 먹었는데 진짜 맛있따 ㅠㅠㅠㅠㅠ 


토마토 너무 질리면 그다음 냄비는 두부 김치볶음밥 같은 거 해머금  이것도 왕창~~~ 해서 소분해서 냉장고 넣어두고 데워먹었다.

 

이런 영상들은 유튜브에 다이어트식, 다이어트 요리 등등으로 검색하면 진짜 오조오억개 나오니까 자기 입맛대로 만들도록 하자. 
무슨 요리를 먹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중요한 건 
- 체중 유지를 최대한 오래 할 수 있게 탄수화물을 줄여 먹기
- 줄어든 위를 최대한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밥 양을 늘이지 말기
인 것 같았다.

보식 중에는 당연히 체중이 오르락내리락한다! 여자라면 특히나 생리 때문에 더 왔다 갔다 한다. 나도 열심히 보식하고 특별히 간식 먹은 것도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49키로 후반으로 불어서 뭐야 ㅠㅠ 뭐야 ㅠㅠㅠㅠ 하면서 우울해있었는데 며칠 후에 생리함 ㅋㅋㅋㅋㅋㅋ

물론 그날그날의 체중과 식단을 기록하고 흐름을 알아가는 건 중요하지만, 갑자기 불어난 체중에 다이어트 실패했네 성공했네 이런 걸 너무 빠르게 단정 짓지는 말도록 하자. 생리 때 나는 다시 50을 찍었지만 붓기가 빠지면서 48로 돌아갔다. 잠시 1-2키로가 늘었다고 좌절하지 말고, 물 많이 마시고 더 빡세게 보식하고 운동하자. 

 

아 그리고 되게 많이 들었던 질문이 근육량 빠졌냐는 질문이었고, 3일 단식 내용 찾아볼 때마다 3일 단식으로는 근육이 빠지지는 않는다는 글을 많이 읽어서 진짜 궁금했는데 진짜로 근육은 안 빠졌다. 오히려 지방이 빠지면서 근육 비율이 높게 측정되었음! 지금도 이상적인 근육량 유지하고 있음.

 

단식 이후 3개월 차 

위 단식 기록은 8월이었고, 지금은 11월~ 벌써 3개월이 넘게 지났다.
당시와 비교해서 체중은 최저점보다는 살짝 오르긴 했지만 아직도 48kg 후반 ~ 49kg 초반 정도로 왔다갔다하며 50 밑으로 유지 중이다. 52키로정도에서 한 3-4키로 빠졌고 3개 월내 내 체중을 유지하고 있으니 나름 성공적인 단식이었다고 생각함!!! 

3kg로 몸이 아주 드라마틱하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몸 선이 확실히 가늘어졌고, 배와 등의 군살이 많이 정리되었다. 손가락도 가늘어져서 반지들을 다 큰 손가락으로 옮겼다...!  키 158에게는 3키로의 차이는 나름 컸다...! 흐뭇.... 뿌듯..... 

보식을 빡세게 했지만 결국 먹는 건 서서히 원래 양으로 돌아갔다. 요새는 다시 일반인만큼 잘 먹고사는데, 그렇다고 다시 체중이 막 불어나진 않아서 너무 좋기도 하고 안심된다. 물론 완전히 정줄을 놓고 폭식하고 사는 건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물 많이 마시기, 술 너무 많이 안마시기, 야식 안 먹기, 최대한 간식/과자/빵 줄이기 정도를 지키고 있다.(먹고 싶을 땐 걍 먹음. 그래도 예전만큼은 아니라는 거... 한 번씩 땡길 땐 걍 먹는당)

8,9월에는 나름 운동을 조금씩이라도 했는데 요즘 귀찮아서 운동도 안 하고 있다...(다시 해야지)
그래도 운동을 엄청 열심히 하지도 않았는데 체중이 이 정도로 유지되어서 굉장히 신기함. 나는 단식 만족도가 매우 높고 진짜 열심히 식단 하고 운동해도 살이 안 빠지는 정체기에 접어든다면 3일 단식 정도는 한 번쯤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음. 주변에도 추천했는데 아무도 안 하더라 ㅋㅋㅋ 

 

결론

- 3일 단식으로 3키로 빠짐. 현재 3달째 유지중
- 전식 보식이 굉장히 중요함 절대 놓치지 말자
- 단식 대 만 족 

다이어트는 진짜 장기전인 거 같다.
다들 하루하루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장기적으로 보고 달립시당! 다이어트 성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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